• 2022. 11. 22.

    by. 소소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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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새로운 책 다산의 마지막 공부를 들고 왔습니다.

    마지막 공부, 내 마음의 부족함


    어둠을 맞으며 집으로 돌아갈 때면 하루를 해냈다는 기분보다는 하루를 해버렸다는 허탈함을 느낀다 오늘도 나는 수없이 마음에 휘둘리며 한없이 비겁해졌다. 오늘을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 하루를 살아내면 미처 정리되지 못한 삶의 미련들이 내 안에 쌓여 독이 된다. 내 것이지만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독 마음 감히 나의 마음을 이해받을 수 있을까? 세상에 지친 정약용도 문득 이런 의문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자신을 위한 마지막 공부를 시작했다. 바로 마음이다. 방금 낭독한 글은 책의 첫머리에 쓰여 있는 글귀입니다. 최근에 읽었던 책들 중에 여러 가지 면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던 책인데요. 오늘은 이 책을 간단히 리뷰하며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저는 마음에 관한 수많은 책들 중에 좀 더 심오한 인문학적 통찰을 담은 책이 없을까 찾던 중에 바로 이 책 다산의 마지막 공부를 만났습니다. 이 책은 실용적이지 않습니다. 여타의 다른 자기 개발서와는 달리 구체적인 팁이나 실천 방안이 담겨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독자들이 마음의 중심으로 들어가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깊은 사색으로 안내하는 책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조선의 학자가 다산 정약용인데요. 남양주에 가면 정약용의 생가와 실학박물관이 있습니다.

    다산 정약용 위대한 가르침


    저도 몇 년 전에 다녀왔네요. 정약용은 유교의 학문과 사상을 깊이 공부하여 통달했지만 중국의 학문을 토대로 구성된 당시의 사상을 따르지 않고 독자적인 방향을 제시했던 실학자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정약용은 조선 후기에 천주교와 함께 전해졌던 서양의 여러 자료들을 진지하게 수용하고 지주제를 해체해서 자립적 소농인이나 상공인에서 시작되는 아래로부터의 개혁을 추구했습니다.정조 임금과 함께 조선 후기의 개혁을 이끌었지만 정조가 죽고난 뒤에 무려 18년간의 유배 생활을 겪기도 했습니다. 유배 기간 중에 정약용은 소학으로 외면을 다스리고 심경으로 내면을 다스리는 것이 현인에 이르는 길이라고 생각해서 특히 이 도책에 몰두했습니다. 가장 힘든 고난의 시기에 심경 즉 마음의 경전을 펼쳤으며 평생 정진했던 학문의 끝을 심경으로 매듭짓고자 했습니다. 심경은 총 37개의 경고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다산의 마지막 공부는 바로 이 심경을 주석하는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심경 한 구절이 소개되고 그 구절에 대한 해설이 이어지고 그리고 독자들에게 와닿는 적용할 수 있는 글이 덧붙여집니다. 이렇게 총 서른일곱 개의 장으로 구성이 되고요 총 3부로 엮여 있습니다. 동양의 여러 고전들이 있죠. 고전의 가치는 시간과 장소를 초월하고 관통해서 인간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플라톤과 칸트 못지않게 동양의 고전에도 위대한 가르침이 담겨 있습니다.
    게다가 신경이 마음의 문제를 다룬다니저에게는 읽지 않을 수가 없는 책인 셈이죠.

    우리에게 남긴 책의 숙제


    이 책이 저에게 인상적인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요. 첫째는 다산이 유배 생활을 하던 고난의 시기에 심경을 읽고 책을 썼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모두 고난을 만납니다. 인간에게 고난은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죠. 그런데 누군가는 고난에 치여 무너지기도 하고 어떤 이는 고난을 통해 놀라운 일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그 차이는 바로 고난을 어떤 자세로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이냐에 달려 있습니다.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고 고난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해내는 사람이 현자입니다. 둘째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군주의 덕목입니다. 대학에는 잘 알려진 수신제가 치국평천하가 실려 있습니다.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야 집안이 바로 잡히고 나라가 다스려지고 천하가 평안해진다는 뜻이죠. 수많은 동양의 고전에서 마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산과 함께 조선 후기의 개혁을 이끌었던 정조가 이 심경을 가지고 신하들과 함께 토론했다고 합니다. 셋째 학문과 수양은 다름 아닌 마음을 지켜내는 것이고 마음을 잃어버렸다면 찾아오는 것입니다. 현대인들은 마음을 잃어버렸습니다. 마음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자아를 상실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작은 일에 분노하고 절제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찾고 있지만 만족함이 없습니다. 공허함과 외로움은 마음의 결핍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마음의 문제는 이제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이 아니라 사회 현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마음공부가 필요합니다. 이 책에는 휴식을 주는 힐링은 없습니다. 현실에서 벗어나는 욜로 라이프도 없고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도 달콤한 위로도 없습니다. 다만 우리의 조상들이 치열하게 걸었던 정진의 길이 담겨 있습니다.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길의 이정표가 바로 이 책에 있습니다. 우리는 기능적이고 기술적이며 실용적인 공부로 삶을 채워왔습니다. 사회가 그렇게 요구했고 세상이 그렇게 가르쳐줬으니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었죠. 그러나 사실 우리가 공부하는 진정한 이유는 잃어버린 마음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마음도 공부가 필요합니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마음을 삶에서 버려야 하는 거추장스러운 것으로만 여기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나답게 살기 위해서는 마지막까지 마음을 지켜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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